2022년 회고(부재: 둔재와 꾸준함)
카테고리: Memoir
태그: 연말 회고
🔥 글의 목적: 2022년을 되돌아보며 왜 개발자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한 해 동안 느낀 것들을 글로 정리하여 다시 되돌아볼 나를 위해 글을 작성한다.
1. 2022년 회고
나는 왜 이 자리에 서있나
사실 개발을 좋아해서 시작한 것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평소에 컴퓨터 게임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개발과는 동떨어지게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운이 좋게 동기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한 간호사가 쓴 책으로,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를 담고 있었다.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다 죽음 앞에 서서야,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지 못하고 남들이 바라는 삶을 산 것을 가장 많이 후회했다. 나 또한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하지 않고, 용기 있게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래서 전공을 하지 못했지만 시대적으로 유망하고 동경하던 직업인 개발자를 용기 내어 선택하기로 했다. 잘하지 않아도 좋아하지 않아도 계속하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퇴근 후, 시간을 내어 프로그래밍을 공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온전히 프로그래밍만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바로 퇴사하지 못하고, 목표한 생활비와 교육비 그리고 여유 자금을 모아 최종적으로 2022년 2월에 부트 캠프를 등록하게 되었다.
둔재와 꾸준함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잔인하지만 나의 부족한 실력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되는 일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뛰어난 타인들과 나를 비교하며 주눅 들기도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천재 한 명을 만난 적이 있다. 나보다 더 많이 놀고 술만 마시던 동기 녀석의 프로젝트들은 항상 내가 밤새워 만들어간 프로젝트들을 휴지 쪼가리로 만들어 버리곤 했다. 그렇게 경쟁과 원망은 나의 상처만 커지게 만들었다.
부트 캠프에서도 코딩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나는 하루 종일 풀지 못해 머리를 쥐어짜내며 식사도 거르고 노트북 앞에 앉아 있어도 해결하지 못한 것을, 30분 만에 뚝딱 해결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이런 친구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결코 무시하지 않는다. 나는 천재가 아닌 둔재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 임도 알고 있는 둔재이기도 하다.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예전의 나는 타인과 나를 비교했지만 이제는 그저 하루하루 한 줄의 코드를 쌓아 올리고 있다. 모르는 것이 나오면 검색해서 찾아보고,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만나기도 하지만 기록으로 남겨놓고 미련을 쌓아둔다. 어렵지만 그래도 시간을 투자해서 참아보니 조금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니 또 열심히 하게 되고 선순환을 만들 수 있었다.
2022년의 걸어온 길
📌 2월 : wecode front-end 기본 학습
📌 3월: wecode 1차, 2차 프로젝트
📌 4월: 기업협업(시놀)
📌 5월: 함께 자라기 & 모두의 네트워크 & 코딩 테스트 공부
📌 6월: 하버드 CS50 &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 다이브 1회독 스터디 시작
📌 7월: 모던 자바스크립트 딥 다이브 1회독 스터디 종료
📌 8월: 코드숨 리액트 과정 시작
📌 9월: 코드숨 TDD 과정
📌 10월: 코드숨 Redux 과정
📌 11월: 코드숨 학습 정리 & Redux 프로젝트 구상
📌 12월: 모던 자바스크립트 2회독 시작 & 개인 프로젝트 시작
정리
올 한 해는 새로운 커리어에 도전하고 이를 위해 조금씩 익숙해지고, 세운 목표를 다시 지금 상황에 맞춰 수정하는 한 해였다. 그래서 실수도 많고 서투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배운 것이 있다.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에는 기본적으로 결과에 집중을 많이 했다.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도 행복을 경험할 수 있고 그러다 결과가 따라오면 더 좋은 것이고, 결과는 좋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내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행복이 따라오는 것임을 느꼈다. 힘들지만 버티기만 하면 언젠가는 내가 바라던 나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2023년의 목표
2023년에는 월 별로 목표를 정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 한 해의 회고를 작성하면서 드는 생각은 2023년 회고는 말일에 한 번에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매달 10분씩이라도 조금씩 키워드를 적어 놓아야겠다는 것이다. 회고를 작성하려고 할 때는 할 말이 머릿속에 참 많았는데 막상 적어보니 쉽지가 않았다.
- 개발자 커리어 시작하기
- 도움받은 만큼 나도 개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 글의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블로그 포스팅하기
- 한 달에 한 번은 간단하게라도 회고록 적어보기
- 2023년에도 개발 스터디 만들고 참여하기
- 냉정하지도 너무 이타적이지도 않은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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